엘리베이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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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민수는 야근을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시각은 새벽 1시. 13층에서 문이 열리자, 낯선 여자가 들어왔다. 검은 원피스에 붉은 립스틱, 살짝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묘한 분위기를 뿜었다.


“늦었네요.” 여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네, 야근이… 좀 많아서요.” 민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엘리베이터가 10층을 지나칠 때 갑자기 ‘쿵’ 소리와 함께 멈췄다. 불이 깜빡이며 둘이 갇혔다.


“이런, 이런.” 여자가 한숨을 쉬며 민수를 쳐다봤다. “우리, 여기서 뭐라도 해야겠네요.”


민수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여자가 한 발짝 다가오더니 속삭였다.


“혹시… 비밀 하나 알려줄까요?”


“비, 비밀요?” 민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여자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사실 나, 이 건물 유령이야.”


민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여자가 킥킥 웃으며 덧붙였다. “농담이에요. 근데 진짜 비밀은… 나 지금 속옷 안 입었어요.”


엘리베이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민수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1층에서 뛰쳐나갔다. 여자는 느긋하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또 만나요, 야근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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